로기완은 2024년 3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 김희진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누아르, 로맨스 장르의 영화입니다. 마지막 희망인 벨기에로 향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상실한 마리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로기완의 등장인물
주인공 로기완은 탈북자 출신으로 마지막 희망인 난민 지위를 얻고자 연길에서 숨어 살다가 낯설고 말도 안 통하는 벨기에로 넘어와 사투를 벌이는 캐릭터로 송중기 배우가 연기합니다. 기완과 사랑에 빠지는 마리는 한국인으로서 벨기에 국적의 사격선수이지만 엄마의 안락사를 알게 되며 아빠에 대한 반항심과 엄마에 대한 연민으로 삶의 모든 이유를 놓아버린 인물입니다. 마리는 최성은 배우가 연기합니다. 마리의 아버지인 이윤성은 오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 안락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로 망가져가는 딸을 보며 걱정과 슬픔을 안고 사는 인물로 조한철 배우가 연기합니다. 마리의 엄마 역할로 오랜 시간 아프다가 안락사로 죽는 정주는 이일화 배우가 연기합니다. 로기완의 어머니이자 기완이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고 죽으면서까지 기완에게 살아갈 이유를 주는 옥희는 배우 김성령이 연기합니다. 기완이 벨기에로 넘어와 만나게 되는 조선족 여인으로 정육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기완에게 힘이 되어 주지만 중요한 순간 배신을 할 수밖에 없었던 선주는 이상희 배우가 연기합니다. 로기완의 외삼촌으로 기완을 보살피며 기완이 연길을 떠나 벨기에로 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은 은철은 서현우 배우가 연기합니다. 방황하는 마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벨기에에서 사설 사격 도박장을 운영하는 씨릴은 와엘 세르숩 배우가 연기합니다.
줄거리
연길에 살고 있는 로기완은 의도치 않은 싸움에 휘말려 쫓기는 신세로 숨어 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 사실이 발각되게 되어서 엄마와 함께 도주하던 중 엄마는 교통사고로 즉사하게 되고 기완의 삼촌은 누나의 마지막 바람인 기완이 떳떳하게 살 길을 열어주기 위해 누나의 시신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기완을 벨기에로 도망가도록 돕습니다. 낯선 땅에 밀입국한 기완은 난민 자격을 얻으려 여러 방면으로 애써보지만 난민국은 기완이 탈북자임을 증명할 길이 없다며 증거 제출을 요청합니다. 기완은 거리를 떠돌던 중 빨래방에서 마리를 만나게 되고 마리는 기완의 돈을 훔쳐 달아나게 되는데 그 돈이 엄마의 목숨값임을 알게 됩니다. 엄마의 죽음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마리는 그 돈으로 사격 도박장에서 진 빚을 갚으려 했지만 기완의 딱한 사정에 마음이 흔들려 지갑을 다시 찾으러 도박장에 들어섭니다. 이 둘은 바닥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마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 나라를 떠나는 수밖에 길이 없음을 알게 되자 둘은 눈물의 이별을 하고 마리는 마다가스카르로 떠납니다. 기완은 결국 우여곡절 끝에 난민 자격이 받아들여져 벨기에게 머물 수 있게 되지만 난민 자격으로 벨기에를 떠날 수는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기완은 마지막 희망으로 생각한 벨기에의 난민 자격을 버리고 마리를 만나러 마다가스카르로 향하며 이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평가
로기완을 연기한 송중기 배우의 열연으로 탈북자의 처절한 삶, 난민으로의 밑바닥 인생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그의 처절함이 영화에 큰 재미를 주었는데 중반부부터 기완이 취직을 하고 안정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그 재미가 덜해진다는 평가들이 나타납니다. 송중기 배우는 로기완이 되어 쉽지 않은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중반부 이후 시작되는 둘의 사랑이야기가 초반부에 있었던 기완의 애절함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로기완은 그냥 버티는 것 밖에 답이 없었던 인생을 매우 진솔하고 애틋하게 풀어나갔습니다. 로기완 역할의 송중기 배우의 연기를 이 감정들을 다 담아낼 만큼 훌륭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서로 다른 환경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제각각의 사연,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비단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의 근원적인 슬픔, 타인에 대한 연민,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훌륭했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기완과 마리의 사랑이 이해가 되고 애틋해지는 영화였습니다. 소설 원작의 디테일이 너무 훌륭했던 만큼 영화에 대한 기대도 높았지만 그 감정을 살려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던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서로의 아픔이 마음에 닿아 사랑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난민과 밑바닥 인생이 주는 몰입감으로 빠져는 영화 로기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더 나아간 메시지를 안고 있는 영화입니다.